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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까지 장기 이탈...키움에 드리운 부상 악령

잘 나가는 키움 히어로즈에 올해도 '부상 악령'이 드리웠다. 키움 구단은 지난 22일 팀 베테랑 외야수 이형종(35)이 부상 소식을 전했다.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DH) 1차전 8회 초 타석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았고, 두 차례 검진 결과 주상골 골절 소견을 받은 것. 이형종은 25일 수술대에 오른다. 3개월 이상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이형종은 올 시즌 타율 0.268·4홈런·17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근 4경기에서는 타격감이 조금 무뎌졌지만, 그전까지 팀 내 최다 타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개막 전 '1약' 평가를 받던 키움이 상위권을 지키는 데 큰 힘을 보탠 선수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이적한 이형종은 첫 시즌 타율 0.215·3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고, 스윙 궤적과 배트를 잡는 방법을 바꾸며 재기를 노렸다. 시즌 초반 부상이 많은 편이라, 부상 방지를 많이 의식했지만, 올 시즌은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 외친 바 있다. 주루나 수비에서 욕심을 부린 게 아니라, 자신이 친 타구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키움 선수단 내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는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5번째 고졸 신인으로 주목받은 이재상이 훈련 중 오른쪽 약지가 골절되는 부상으로 4주 재활 치료 진단을 받았다. '이정후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외야수 이주형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당한 허벅지 부상을 다스리고 복귀, 출전한 7경기에서 타율 0.483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4월 초에는 주전 포수로 키우고 있던 2년 차 김동헌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이탈, 수술대에 올라 시즌아웃됐다. 키움은 지난 시즌에도 주축 선수 부상에 내내 시름했다. FA 불펜 투수 원종현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간판타자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7월 말 왼쪽 발등 부상으로 후반기 전력에서 이탈했다. 8월에는 에이스 안우진까지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 키움은 '화수분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상위 라운더 신인 선수들이 기대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그동안 1군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투수와 타자들이 계속 등장해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형종 이탈도 팀 뎁스(선수층)의 힘으로 막아낼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와 야구팬 예상을 깨고 리그 상위(22일 기준 3위)에 오르며 얻은 좋은 기세가 부상 릴레이로 꺾일 수 있다. 특히 이형종은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관리를 해도 막기 어려운 부상. 홍원기 감독의 용병술이 발휘될 시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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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감독 미소 만발...신인 유격수가 김광현 상대 데뷔포, 2연패 키움의 위안

신인 내야수 이재상(19)이 공격 경쟁력까지 증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주전 유격수 자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상은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그라운드에선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줬고, 타석에서는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소속팀 키움이 4-8로 패하며 빛이 바랬지만, 프로 무대 데뷔 뒤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재상은 키움이 0-3으로 끌려가고 있던 5회 초 2사 1루에서 SSG 선발 투수이자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쳤다. 풀카운트에서 134㎞/h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이 홈런은 이재상이 프로 무대 8번째 출전 경기에서 친 첫 홈런이었다. 그 상대가 이날 승리 투수가 되며 KBO리그 통산 다승 부문 3위(161승)에 오른 김광현이었다. 이재상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키움이 7회 초 선두 타자 이형종의 솔로홈런으로 3-5, 2점 차까지 추격한 뒤 송성문까지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연 상황에서 상대 베테랑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데뷔 첫 멀티히트이자 한 경기 최다 타점(3)까지 기록했다. 키움은 후속 타자이자 타율 0.560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던 이주형이 범타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고, 구원진이 무너진 7회 말 3점 더 내준 뒤 만회하지 못했다. 2연패. 이 경기 유일한 위안은 이재상의 활약이었다. 지난해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돼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재상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배들에 밀리지 않는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역대 고졸 신인 5번째로 개막전(3월 23일 KIA 타이거즈전)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는 진기록을 썼다. 하지만 개막전 포함 출전한 4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프로 무대 투수들의 벽을 실감했다. 결국 '전임' 유격수 김휘집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고 3월 31일 LG 트윈스전부터 주로 대수비로 나섰다. 키움이 7연승을 거두는 동안 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키움은 육성 시스템과 운영을 잘 하는 팀이다. 전날(9일) SSG 1차전에서 5-8로 패하며 8연승에 실패한 뒤 바로 이재상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여유를 부리는 게 아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선수에게 경험을 부여하겠다는 의미였다. 공격력이 아쉬웠던 이재상은 10일 SSG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더불어 키움 주전 유격수 경쟁에도 다시 불을 지폈다. 올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김휘집은 9일 SSG전에서 실점과 패전 빌미를 제공하는 송구 실책을 범한 바 있다. 수비 기본기가 탄탄한 이재상. 지난 3시즌 동안 팀이 주전으로 키우려고 했던 김휘집. 두 선수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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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최약체 평가 키움, '선발 야구' 기대치 UP...다시 반전 드라마 예고

'1약' 평가를 받았던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승리한 2·3차전 승리 공식이 지속된다면 반전을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다. 키움은 지난달 3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8-4로 승리했다. 간판타자 김혜성이 1회 말 솔로홈런, 4회 적시 2루타를 치는 등 초반 기세 싸움을 이끌었고, 김휘집과 송성문은 7회, 각각 만루포와 솔로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합작했다. 9회 초 등판한 신인 김연주가 고전하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무난히 승리했다. 타선 히어로자가 김혜성이었다면, 마운드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빛났다. 지난달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3과 3분의 1인이 5실점으로 고전했던 그는 이날 LG전에선 7이닝 동안 상대 강타선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장타 허용이 1개도 없을 만큼 완벽했다. 홍창기, 김현수 등 리그 대표 출루 머신들을 상대로 포심 패스트볼(직구)이나 투심 패스트볼(투심) 승부를 피하지 않으며 힘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첫 등판에서 5개나 기록했던 볼넷이 이날 LG전에선 없었다. 키움은 이전부터 전력에 비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팀이다.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생긴 공백이 큰 건 사실이지만, 득점력만큼은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LG 국내 1선발 임찬규, 에이스급 투수 케이시 켈리를 상대한 30·31일에서 각각 5점과 3점을 뽑아냈다. 최주환·이원석·이형종 등 베테랑 선수들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타선 무게감 저하를 막아내고 있다. 김휘집은 이 두 경기에서 장타 2개 포함 7타점을 올렸다. 이정후의 뒤를 이어 팀 타선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김혜성이 첫 5경기에서 1할대 타율에 그치며 고전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더 나은 득점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스프링캠프 출발 전부터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된 건 선발진 전력이다. 에이스 안우진이 군 입대했고, 국내 선발진 한 자리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장재영도 팔꿈치 부상으로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조 선발 기대주' 하영민이 30일 LG 2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승리 발판을 만든 건 매우 고무적이다. 하영민은 지난 몇 시즌 동안 불펜 투수로 나섰지만,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데뷔 첫 등판이었던 2014년 4월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팀 승리(스코어 4-2)를 이끌고 승리 투수에 오르며, 역대 5번째로 고졸 신인 선발승을 거둔 선수로 이름을 올린 투수였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 다시 선발 자리에 나섰고, 자신의 올 시즌 첫 등판에서 호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11승(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재계약한 아리엘 후라도도 3월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선 4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지만, 29일 LG 3연전 1차전에선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반등했다. 후라도는 지난 17일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선발 등판해 오타니 쇼헤이·무키 베츠 등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들을 잘 막아내며 경쟁력을 뽐낸 바 있다. 지난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강했던 KIA에 고전하며 잠시 불안감을 줬지만, 30이닝 동안 1점(1.80)대 평균자책점을 남기며 역시 강세를 보였던 LG전에서는 '기록'대로 좋은 투구를 했다. 하영민이 5이닝을 3실점 이하로 막아내는 투구를 꾸준히 이어가면, 키움은 다시 한번 전망을 비웃는 레이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타선의 짜임새, 득점을 만드는 팀배팅 능력은 이정후가 없는 상황에서도 빛나고 있다. 아직 부상을 다스리고 있는 '이정후의 후계자' 이주형도 합류하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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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13명' 프로야구 개막전 뛴다, 구단 역사에 이름 남긴 박지환 [IS 피플]

SSG 랜더스 신인 박지환(19)이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박지환은 22일 발표된 2024년 프로야구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SSG 구단에 따르면 고졸 신인 야수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건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포함 2001년 포수 정상호, 2004년 외야수 임훈에 이어 박지훈이 역대 세 번째이자 무려 20년 만이다. 팀의 대표 선수 최정도 해내지 못한 발자취이다. 박지환은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프로 입단 후 가장 큰 목표였는데 빠르게 이뤄 만족스럽고, 20년 만의 기록이라 들었는데 정말 영광스럽다"며 "올 시즌 야수 1라운더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시즌 전 훈련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첫 번째 목적(개막 엔트리 합류)은 달성했지만, 앞으로 정규시즌에서는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광고를 졸업한 박지환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계약금 2억원)됐다. 앞서 지명된 9명의 선수가 모두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박지환이 사실상 야수 1순위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서서히 입지를 넓힌 그는 시범경기를 통해 이숭용 SSG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박지환은 "타격 쪽에서는 콘택트, 수비에서는 어깨가 자신 있다. 앞으로 내 이름을 충분히 알릴 수 있도록 주어진 기회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한편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신인은 박지환 포함 총 13명이다. LG 트윈스 2명(정지헌·김현종) KT 위즈 1명(원상현) 두산 베어스 1명(김택연) 롯데 자이언츠 1명(전미르) 한화 이글스 1명(황영묵) 키움 히어로즈 6명(김연주·김윤하·손현기·전준표·고영우·이재상)이다. 참고로 2021년 개막 엔트리 신인은 5명, 2022년 11명, 2023년 14명이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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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진심합심] 큰 침대를 서로 양보한 후보 선배와 주전 후배, 룸메이트 인연이 감독으로 만나다

A=“00아, 네가 저 침대를 써라.”B=“형, 그건 아니죠. 제가 여기 쓰면 돼요.”A=“아니다. 너는 주전이잖아. 쉴 때 편하게 있어야지. 큰 침대 써, 난 괜찮아.“A형은 백업 수비수, 대주자였습니다. 꼼꼼하고 머리가 좋아 아마 때 주목받았으나 프로야구 시즌을 버티기엔 힘이 부족했습니다. 촉망받던 고졸 신인이 팀에 온 뒤 형은 완전히 밀려납니다. 감독님은 유망주에게 꽂혔고, 그 친구는 자리를 곧 잡았습니다. A형도 분발했으나 분위기는 이미 넘어간 뒤였습니다. 그 즈음이었을 겁니다. B는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A형의 뒷모습을 봅니다.“형, 나랑 방 써요.” 똑똑한 A형에게서 배울 게 많겠다 싶던 B는 아예 A형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당시 A형은 대학 동기와 같은 방을 쓰고 있었습니다. A형의 동기는 팀의 주축이었습니다. A형의 여러 가지 마음 불편한 상황을 알던 B는 A형과 그 동기 선배를 찾아갑니다. B는 두 선배에게 “동기끼리 불편하게 있지 말고 각자 후배들 데리고 가요. 그래야 나중에 우리도 선배 되면 편하게 있지”라며 룸메이트를 바꾸자고 했습니다. 결국 B는 A형과 함께 지내게 됩니다.1990년 대 중반, 당시 프로야구팀이 다른 지역으로 원정 경기를 가면 2인 1실로 호텔 방을 썼습니다. 요즘에는 프로야구 1군 선수가 되면 신인 선수도 1인실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때는 달랐습니다. 맨 앞에 소개한 A형과 B의 대화는 이때쯤 이야기입니다. 같이 한방을 쓰기로 하고 첫 원정을 갔을 때입니다. 트윈 룸의 침대 크기가 달랐습니다. 하나는 제법 컸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싱글 사이즈였습니다. B는 당연히 작은 침대에 짐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방에 들어온 A형이 침대를 바꾸라는 겁니다. “너는 주전인데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너는 덩치도 있잖아. 나는 괜찮다"라는 형의 말에 B는 울컥합니다.룸메이트가 돼 보니 A형의 스마트한 면모를 더 깊이 알게 됩니다. A형은 밤마다 몇 권의 노트에다 상대팀 투수의 버릇(구종에 따른 투구 동작의 미세한 차이·견제 동작의 변화 등)을 꼼꼼히 메모하고 있었습니다. 선수 시절이었으나 초시계를 챙겨 투수의 투구 동작을 측정하는 등 장단점을 분석해 놓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나이도 들었고, 주전에서 밀려났기에 미리미리 지도자 준비를 하겠다며 실행에 나선 A형을 보며 B는 많이 느꼈습니다. 실제로 A형은 현장을 떠난 뒤 계획한 대로 지도자로, 프런트로서 야구의 길을 걸었습니다. B는 선배 마음을 챙기던 스타일대로 팀 내 선후배 동료의 신망을 받으며 리더로 오랫동안 현역의 자리를 지켰습니다.세월이 흘러 두 사람이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나란히 섰습니다. A형은 벌써 세 번째 팀에서 감독을 하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입니다. B는 이번 시즌 감독으로서 새 출발을 합니다. 누구일까요. A형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B는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입니다. 두 사람이 현대 유니콘스 시절 룸메이트였던 사실은 알려졌지만 같이 방을 쓰게 된 계기, 편하고 큰 침대를 서로 양보하던 선후배 사이 마음 씀씀이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둘의 스토리에는 배려와 배움이 있습니다. 그런 둘의 인간적인 면모와 진심이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진 것 아닐까요.정글이라 불리는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이달 말 시작합니다. 대결이 불가피하지만 소중한 관계는 어느 순간 힘이 될 겁니다. 야구판이라고 야구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야구에도 외교가 무척 중요합니다. 제도를 바꾸고, 선수를 트레이드할 때 단순히 데이터만 놓고 계산하지 않습니다. 리그의 상대가 경쟁자가 어느 순간 지원군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작은 인연이 조용히 큰 역할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적을 만들지 말라”라던 어느 현명한 감독님의 말씀도 함께 떠오릅니다. 승부 세계에서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은 무엇일까요. 이기는데 최선을 다해도 상대 자존심까지 짓밟지는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로기 상태에 몰린 상대를 어떻게 대하는지 경기를 치르다 보면 감이 옵니다. 악연이 되는 경우도 봅니다. 우리는 인연을,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나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3.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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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KBO리그 샐러리캡, 구단들 불만 공감 어려운 이유

프로야구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제도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많다. 지난 시즌 중 몇몇 구단 중심으로 폐지 관련 분위기가 만들어졌는데 최근, 이 기조가 확산하는 조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해 보자는 의견이 있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샐러리캡은 갑자기 신설된 제도가 아니다. 본격적으로 논의된 건 2019년이다. 공감대를 형성, 이듬해 1월 KBO 제1차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한다'고 확정했다. 유예 기간이 있었던 만큼 충분히 대비할 시간이 있었지만, 제도가 처음 시행되자마자 뒷말이 무성한 것이다.현행 KBO리그 샐러리캡 금액은 114억2638만원이다. 이는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자유계약선수 연평균 계약금 포함) 상위 40명 금액을 합산한 연평균 금액의 120%로 2025년까지 적용된다. KBO리그 샐러리캡은 절대로 넘으면 안 되는 하드캡이 아닌 상한선 초과 시 제재를 받는 소프트캡. 초과 횟수에 따라 제재금이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하락 징계가 내려진다. 2023년에는 어느 구단도 저촉하지 않았다.올겨울 선수 이적 시장에선 샐러리캡의 영향이 입증됐다. 샐러리캡 초과를 경계한 구단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사이, 투자 여유가 있는 구단이 스토브리그를 이끌었다. 전력 상향 평준화라는 샐러리캡 기본 취지에 맞는 결과였지만 "금액을 더 높여야 한다"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선 향후 제도가 폐지될 것을 예상한 한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계약 금액을 대부분을 계약 기간 마지막에 몰아넣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3년 적용을 목표로 발표된 제도인데 시행 1년 만에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니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야구 관계자가 적지 않다.제도에 손을 대는 건 신뢰의 문제다. 이미 KBO리그는 2023년부터 적용하기로 한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가 사문화(死文化)됐다. '육성'에 포커스를 맞춰 외국인 선수 제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 결과 제도가 사실상 폐기 수순이다.KBO는 샐러리캡 시행과 맞물려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각각 1년씩 단축했다. 샐러리캡 제도를 폐지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일부 수정도 마찬가지다. 기존 계획대로 2025년까지는 현행 규제를 따라야 한다. 만약 샐러리캡 금액이 적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고 징계받으면 된다.그게 샐러리캡의 취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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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리그 돌입하는 롯데, 마침표 필요한 세 가지 숙제

김태형 감독 체제로 2024시즌을 준비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실전 무대에서 숙제를 점검한다. 롯데는 20일까지 괌에서 진행한 1차 캠프를 마치고 22일부터 훈련 무대를 일본 오키나와로 옮겨 2차 캠프를 시작한다.24·25일에는 일본 리그 지바 롯데와 두 차례 교류전을 치른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KT 위즈·한화 이글스 등 오키나와에 모인 KBO리그 다른 팀과도 차례로 연습경기를 갖는다.지바 롯데와의 경기가 특히 주목을 받는다. 지바 롯데는 25일 경기에서 일본 국가대표팀 우완 투수 사사키 로키를 선발 투수로 내세울 전망이다. 사사키는 시속 160㎞/h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2022년 4월 10일 등판한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선 일본 리그 최연소(20세 157일)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롯데는 오키나와 리그를 통해 세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먼저 5선발을 낙점하는 게 숙제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 국내 투수 박세웅과 나균안까지는 확정이다. 2022시즌 9승·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드러낸 우완 정통파 투수 이인복,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한현희 이파전 구도 속에 이닝 소화 능력을 갖춘 정성종과 김진욱도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불펜진 '옥석 가리기'도 필요하다. 1차 캠프에 합류한 19명 중 입단 3년 차 신예 이민석을 제외한 18명이 2차 캠프에도 합류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 셋업맨 구승민 앞에서 6·7회를 막아줄 필승조 투수를 확보해야 한다. 롯데는 오프시즌 베테랑 진해수와 임준섭을 영입해 좌완 라인을 강화했다. 2020시즌 홀드 17개를 기록한 우완 박진형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일반적으로 1군 엔트리에 투수는 12~13명이다. 현재 롯데 불펜진은 1군 잔류 경쟁조차 치열하다. 내·외야 주전 경쟁도 진행형이다. 외야진은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활약한 윤동희만 주전으로 낙점됐다. 2023시즌 고졸 신인 역대 8번째로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콘택트 능력을 증명한 김민석, 2022시즌 풀타임으로 뛰며 타율 0.294를 기록한 황성빈이 남은 자리를 두고 경합할 전망이다. 안치홍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무게감이 떨어진 내야 구성도 과제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지원한 주전 3루수 한동희가 이탈하는 6월 이후 자리를 메울 선수도 필요하다. 1루도 붙박이 주전이 없다. 2차 드래프트로 지명한 오선진, 내야수로 복귀한 고승민,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나승엽 등이 내야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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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전미르, 괌 비행기 탄다…김태형 감독 "캠프 기간 잘 정비"

롯데 자이언츠가 총 35일 동안 2024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롯데는 '1월 31일부터 3월 5일까지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캠프에는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13명의 코칭스태프와 투수 20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7명 등 총 63명 규모다. 2024시즌 신인으로는 투수 전미르가 포함됐다.김태형 감독은 "기존 선수들은 물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까지 좀 더 면밀히 파악해 올 시즌 짜임새 있는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게 하겠다"며 "캠프 기간 잘 정비해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1차 전지훈련 괌에서 시작하며 1월 31일부터 2월 20일까지 데데도 야구장에서 체력 및 기술훈련에 중점을 둔다. 2차 전지훈련은 일본 오키나와로 장소를 옮겨 2월 21일부터 2월26일까지 이토만시 니시자키 야구장, 2월 26일부터 3월 5일까지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경기 위주의 훈련 일정을 편성했다. 이 기간 선수단은 2월 22일 니시자키 야구장에서 지바 롯데 마린스 1군 선수단과 합동 훈련, 24일 및 25일에는 2차례 교류전을 가질 예정이다. 구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바 롯데와의 교류를 지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7월 구단 프런트는 일본 구단 단기 연수를 통해 지바 롯데 편성관리부 및 R&D 그룹장과 미팅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단장, 육성팀장, 구장사업팀장이 지바 롯데 구단을 방문해 발전적인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했다. 향후 구단은 지바 롯데 1군, 2군 정기 교류전 정례화, 선수단 훈련 파견 등 양 구단 교류를 활성화하여 동반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2024년 주장으로 선임된 전준우 선수는 "다가오는 2024시즌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전지훈련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며 "새로운 감독님 코칭스태프와 함께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고 팀을 위해 한 발 더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롯데는 2024시즌 재계약 대상자 48명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 구단 첫 100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이 90.8% 인상된 5억원에 재계약했다. 4시즌 연속 20홀드를 달성한 구승민은 81% 인상된 4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나균안과 윤동희는 각각 88.1%, 172.7% 인상된 2억500만원, 90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또한 고졸 신인 역대 8번째 시즌 100안타를 달성한 김민석은 183.3% 인상된 8500만원으로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26 18:07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대학 야구 활성화 위한 신인 드래프트 개혁

지난해 4월이었다. 친분이 있는 A대학 감독을 만나 훈련도 참관하고 이런저런 얘길 나눴던 적이 있다. A 대학 감독은 모교 야구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힘에 버거워 보였다. 해당 대학은 10년 가까이 프로 지명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고 훈련 시설은 노후화 했다. 함께하는 코치도 부족해 보였다. 대학 야구가 어렵다는 그의 말에는 아쉬움이 짙게 느껴졌다.대학 야구의 장기 침체는 비단 A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마야구와 프로야구 모두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야구단은 신인 계약금의 7%를 야구용품으로 해당 선수의 최종 졸업 학교에 지원한다. 프로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대학이라면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나 프로구단이 운영예산을 따로 책정, 대학 야구에 힘을 보태는 건 재정 여건상 어렵다.현실적으로 대학 야구 활성화를 위해 프로가 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필자는 신인 드래프트를 고교야구 드래프트와 대학 야구 드래프트(얼리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포함)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개인적으로 대졸 선수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는 현상이 지속하는 게 대학 야구 장기 침체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과거 고교야구 인재들이 대학 야구에 진학, 대졸 선수들이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2000년을 기점으로 고졸 선수들이 대졸 선수들의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를 휩쓸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1999년 프로야구에 도입된 자유계약선수(FA) 제도의 '나비효과'라는 지적이 있다. 대학 4년은 야구 선수에게 짧지 않은 시간이다. 프로 선수의 꿈이라는 FA 자격을 빠르게 취득하려면 대졸보다 고졸이 훨씬 유리하다. 대부분의 고졸 선수가 대학이 아닌 프로 직행을 원하는 배경이다. 참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 대만 프로야구(CPBL)의 경우, 구단들의 대학 선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KBO리그 구단들은 반대다.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고졸 선수를 더 원한다. 대졸 선수들은 입단 후 2~3년 이내 병역을 해결해야 하고 제대하고 팀에 복귀하면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적지 않다. 긴 호흡을 갖고 선수를 키워내려면 고졸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졸 선수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필자가 생각하는 고교·대학 야구 드래프트 분리 방안은 현재 11라운드로 진행하는 신인 드래프트를 7라운드 고교야구, 4라운드 대학 야구로 각각 따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구단마다 약간 기조가 다를 수 있지만 2차 지명이 존재하던 시절엔 1~3라운드를 상위 지명, 4~6라운드를 중위 지명, 7라운드 이하를 하위 지명으로 분류했다. 대졸 선수 의무 지명이 도입된 2020년을 기준으로 1차 지명과 2차 1~3라운드의 상위 지명 가운데 대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5%에 불과하다. 중위 지명의 경우 25.3%, 하위 지명은 25%, 전체적으로는 19.8%를 차지한다. 만약 대학 야구 드래프트를 별도로 시행한다면 매년 구단당 4명씩, 전체적으로 40명의 대졸 선수가 지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대학 야구를 활성화하는 데 작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물론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선 "대학 야구에 지명할 만한 수준의 선수가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지명 기회가 줄어드는 고교야구의 불만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프로 지명되지 않으면 대학 진학을 고려해야 하는 고교 야구 입장에서 대학 야구 생태계가 파괴되면 그 피해가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매년 4장의 지명권을 대학 야구에 배정, 대학 야구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고교-대학 야구의 선순환과 프로야구의 장기적인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침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은 대학 선수가 지명받아 대학 야구계가 다소나마 고무적인 분위기라는 희소식이 들린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류선규는 26년간 프로야구 3개 구단(LG 트윈스·SK 와이번스·SSG 랜더스) 프런트로 근무했다. 홍보·마케팅·운영·육성·전략기획 등 야구단 거의 모든 부서를 경험했다. 이를 통해 정립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색다른 시각과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2024.01.23 15:03
프로야구

[IS 인터뷰] '고졸 데뷔 114안타' 문현빈 "할 수 있는 것 최선…그러니 기회 오더라"

한화 이글스 문현빈(20)은 지난해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114안타로 활약했다. 고졸 신인이 단일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건 문현빈 전까지 7명에 불과했다. 김재현, 이승엽, 박진만, 정성훈, 이정후, 강백호 등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었다.문현빈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원호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137경기나 출전할 수 있었다. 기록은 그래서 나온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실제로 문현빈은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1군에 합류한 그는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개막전 선발 타순에도 이름을 올린 그는 그날 안우진에게 데뷔 첫 안타(3루타)를 뽑아냈다. 화려하진 않았으나, 1년 내내 꾸준했다. 그 결과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했다.문현빈은 "정말 값진 한 해였다. 풀타임을 치르면서 어떻게 체력 관리를 하고,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떠올렸다. 어느 구단이든 보여준 게 없는 신인이 풀 타임을 뛰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코칭스태프에게 어필하려다 되려 페이스를 잃고 흔들리는 신인들도 많다.문현빈은 "따로 뭔가를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계속 훈련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처음 1군 타석에 섰을 때는 그저 공을 배트로 맞히려고만 해 부진했다. 때마침 부임하셨던 최원호 감독님께서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네 스윙을 보여줘라'고 하셨다. 그러니 나만의 타격 타이밍이 잡혔고, 그때부터 결과도 나왔다. 훈련 과정에서도 나만의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 과정을 믿고 경기에 임하면 된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그에게는 데뷔 시즌보다 올해가 더 치열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한화가 올스타 2루수 안치홍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해서다. 한화는 문현빈을 외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일단 시즌 준비는 2루수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안치홍 선배님께 캠프에서 많이 질문하겠다. 2루에서의 노하우, 대처 방법도 여쭤보겠다. 많이 배우면서 내게 맞는 걸 찾고 싶다"고 전했다.주전을 넘어 큰 꿈도 꾼다. 문현빈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승선해 첫 국제 무대를 맛봤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나와 비슷한 또래인데도 여유가 있더라. 스윙이나 투구도 안정감이 달랐다.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다"며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실력을 쌓아서 나이 제한이 없는 국제 대회 대표팀에도 선발되고 싶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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